가계·中企 신용위험 급등… 1분기 오름세, 2분기엔 더 악화

입력 2012-04-03 19:02


국내은행들이 가계·중소기업에 대해 평가하는 신용위험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신용위험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일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2012년 1분기 동향 및 2분기 전망)’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이 대기업·중소기업·가계에 대해 평가한 신용위험지수는 올 1분기 들어 오름세를 보일 뿐 아니라 2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위험지수는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6개 은행 여신업무 총괄 담당자의 경기 동향, 수익성(가계는 소득) 전망, 부채 등 총 9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조사해 이를 각각 가중 평균한 수치다. 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모두 위험하지 않다고 평가)에서 ‘100’(모두 위험하다고 평가) 사이에 자리한다.

가계에 대한 신용위험도는 지난해 1분기 ‘9’에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후 올 2분기 전망은 ‘25’를 기록, 2009년 2분기(25)의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데다 소득여건 개선 지연 등의 영향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기업은 큰 변화가 없는 편이나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13’에서 올 1분기에 ‘19’로 급등했고 2분기 전망은 ‘28’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4분기(28)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은 조기경보팀 신형욱 부국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위험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 위험지수 ‘56’에 비하면 크게 우려될 상황은 못 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급등했던 신용위험지수는 꾸준히 낮아져왔으나 올 1분기부터 다시 조금씩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이는 은행들의 가계·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조건 강화를 뜻한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자금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출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