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승희’ 총격] 김종인 오이코스대 총장 “범행동기 나도 아는게 없다”

입력 2012-04-03 19:01


2일(현지시간) 밤 국민일보의 전화를 받은 김종인(61·사진) 오이코스대학 총장은 매우 지쳐 있었다. 목이 쉰 듯했고 착 가라앉아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목사이기도 한 김 총장은 2004년 이 대학을 설립했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용의자 고원일은 알고 있던 학생이었나?

“총장이 학생 개개인을 모두 알 정도로 작은 대학은 아니다. 몰랐다.”

-범행 동기에 대해 짚이는 게 없나?

“미국 경찰도 얘기했지만 조사를 해봐야 한다. 지금 구글이나 지역 언론에 보도된 것 이상 나도 아는 게 없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가장 활동적으로 사역하고 한인 교육사업을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에 충격이 크겠다.

“간호 중심 대학으로 키워가는 참이었는데…안타깝다.”

-교민들은 물론 한국 국민들과 교회 신도들도 걱정하고 있다.

“오늘은 너무 지쳐서 더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

총기참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오클랜드 소재 오이코스대학은 신학 중심의 사립대학(private university)이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이 대학은 신학, 음악, 간호학, 동양의학, 영어교육 프로그램 등 학과가 개설돼 있다. 교수와 교직원 등 40여명이 재직하고 있으며, 학생 수는 200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학에는 유학생과 현지 한국계 미국인 등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용의자 고원일씨가 다녔던 것으로 알려진 간호학과는 미국 영주권자 이상만 수강할 수 있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한인 학생이 다른 학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이 대학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사립 ‘고등학교 졸업 이후의 교육과정(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부서의 인가를 받았으며, 이 부서는 영리 목적의 직업학교를 관장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교육부의 인가대학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김 총장은 2년 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오이코스에서 배운 기술과 자격증, 기독교정신으로 세상에 봉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길 바란다”고 한 바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