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7 / 수도권 판세] 서울 민심 두 갈래 양상

입력 2012-04-03 18:42

‘사찰’ 공방에… 텃밭선 지지층 결집· 격전지선 부동표 요동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현(現) 정권과 전(前) 정권 간 책임 공방으로 치달으면서 48개 선거구가 있는 서울 민심이 두 갈래 양상을 띠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텃밭 선거구에서는 지지층 결집 현상이 뚜렷해진 반면, 접전지역은 부동표 향배가 불투명해지면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분석과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새누리당은 강남갑(심윤조 후보), 강남을(김종훈), 서초갑(김회선), 서초을(강석훈), 송파갑(박인숙) 등 강남벨트와 동작을(정몽준), 은평을(이재오), 용산(진영) 등 10곳 내외 선거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도봉갑(인재근), 강북갑(오영식), 광진을(추미애), 은평갑(이미경), 동작갑(전병헌), 구로을(박영선), 마포을(정청래), 금천(이목희) 등 20곳 안팎을 백중우세를 포함한 리드지역으로 꼽는다. 나머지는 당락을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거나 열세지역이라고 양당은 밝히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노원병(노회찬 후보) 1곳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불법사찰 공방이 본격화된 이후 국민일보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는 조사대상 선거구마다 여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백중우세를 보여온 종로는 KBS·MBC·SBS 방송3사 조사에서 정 후보가 3.9% 포인트 앞선 반면 문화일보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3.9% 포인트 차이로 뒤집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도 국민일보 조사에선 민주당 정호준 후보가 4.2% 포인트 앞섰지만 방송3사 조사에선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가 5.1% 포인트 리드했다.

영등포갑은 방송3사 조사에서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가 민주당 김영주 후보보다 4.8% 포인트 앞섰지만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9.8% 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와 민주당 신경민 후보가 맞붙은 영등포을은 0.8% 포인트(문화일보 34.6% 대 33.8%)∼1.9% 포인트(방송3사 39.0% 대 37.1%) 범위 내에서 피 말리는 접전 양상이다.

동대문을은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민주당 민병두 후보가 여전히 초박빙 대결(방송3사 39.6% 대 37.2%)을 하고 있고 노원갑은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와 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혼전 양상(방송3사 35.8% 대 34.4%)이다. 광진갑과 강서갑도 민주당 김한길, 신기남 후보가 새누리당 정송학, 구상찬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을 당하고 있다.

네 번째 리턴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서대문갑에서는 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를 1.4%∼2.6% 포인트까지 근접하면서 추격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방송3사 조사에선 이 후보가 8.5% 포인트(42.4%% 대 33.9%)까지 앞섰다.

관악을은 국민일보 조사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가 무소속 김희철 후보를 근소한 차이(33.1% 대 30.7%)로 리드했지만 방송3사 조사에선 김 후보가 5.7% 포인트(32.8% 대 26.1%) 많았다.

범강남권의 경우 송파병은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가 민주당 정균환 후보를 7.1% 포인트(40.8% 대 33.7%), 강동을은 민주당 심재권 후보가 새누리당 정옥임 후보를 8.0% 포인트(36.8% 대 28.8%) 앞서는 것으로 방송3사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 밖에 민주당은 도봉을(유인태), 노원을(우원식), 구로갑(이인영) 후보들도 고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불법사찰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1992년) 도청 파문을 일으켰던 초원 복집 사건과 유사하게 보수층 결집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야당이 제기한 불법사찰 파문이 공교롭게 현 정권과 노무현 정부 심판론을 동시에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