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 권의현 사장 “미얀마 소수민족 위해 성경번역 100여년전 우리가 받은 은혜 갚는것”
입력 2012-04-03 18:13
“돌이켜보면 한국교회는 해외 성서공회의 덕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1980년대 자립한 대한성서공회는 주님의 지상명령 성취는 물론 해외교회의 은혜를 갚는다는 차원에서 성경 번역과 제작, 보급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한성서공회 권의현(62) 사장은 3일 인터뷰에서 ‘한글성경 완역 및 출간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미얀마 성경번역 작업을 시작된 배경을 설명했다. 130여년 전 자국어 성경이 없던 조선 땅의 복음화를 위해 스코틀랜드성서공회는 존 로스 선교사를 파송했고 1882년 ‘예슈셩교 누가복음젼셔’를 발간했다. 전 세계 기독교역사에서 한국처럼 복음전파가 되기도 전에 성경이 완역된 경우는 드물다.
“당시 한자문화권에 있었던 한국사회에서 어려운 한문체로 번역하지 않고 보통의 조선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셩경젼셔’(1911년)를 출간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대한성서공회도 한글완역 100주년을 맞아 그 은혜를 갚고자 5300만명의 국민 중 기독교인이 4%에 불과한 불교국가 미얀마에 소수민족을 위해 2011년 11월 번역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미얀마 번역프로젝트는 구약부터 시작되며 한국의 성경번역 전문가를 파견해 17명의 현지 소수민족 번역자들이 함께 워크숍을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6∼7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에는 135개 소수민족과 200여개 부족어가 있습니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단편 성경이라도 번역된 언어는 65개에 불과합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가 구약, 신약, 스터디 바이블, 성경 개정 작업 등 총 17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데 그중 대한성서공회가 5개 번역프로젝트를 맡고 있습니다.”
UBS에 소속된 146개국 중 자국어가 아닌 외국어 성경을 가장 많이 제작 보급하는 곳은 한국이다. 2011년 124개국에 216개 언어로 된 성경 545만권을 수출했다. 전 세계에 보급되는 성경 중 15∼17%를 한국이 맡고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권 사장은 이런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게 한국교회의 후원을 요청했다. “인도의 일부 지역은 성경 1권을 가지고 50명이 나눠본다고 합니다. 한달에 짜장면 한 그릇 값이면 예수를 제대로 믿고 싶어도 성경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영적 양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130년 전 조선 백성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9000㎞ 이상 떨어진 스코틀랜드 교인들이 헌금했던 것처럼 미얀마 프로젝트와 전 세계 성경보급 사업을 위해 후원자가 돼 주십시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