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꿈의 자동차 현실화… 시속184㎞로 828㎞ 비행, 100여명 고객 벌써 ‘예약’

입력 2012-04-03 19:11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시험 비행에 성공해 내년에 시판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 5명이 설립한 미국의 테라푸기아(땅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라틴어)사는 최근 하늘을 나는 자동차(roadable plane:도로주행비행기)의 시험 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 중 시판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라푸기아사는 지난달 시제품 비행기가 420m 상공에서 8분간 하늘을 날았으며, 현재 연방안전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자동차충돌 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체 측은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 중 상업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랜지션’이라 명명된 이 비행기는 2인승에 4개의 바퀴와 접이식 날개가 달려있다. 시간당 최대 주행 및 비행속도가 각각 112㎞, 184㎞이며 최대 비행거리는 828㎞이다. 일반 자동차용 휘발유를 연료로 쓰며 최대 주유용량은 87ℓ다. 체공시 시간당 19ℓ를 소모하며 지상에서는 ℓ당 14㎞를 달린다. 날개를 접으면 일반 주차시설보다 조금 더 넓은 개인 차고에도 얼마든지 세워둘 수 있다. 디자인은 폭스바겐과 비틀 미니 쿠퍼를 합한 모양이다. 예상판매가격은 27만9000달러(3억3500여만원)선이다.

이미 100여명의 고객들이 1만 달러의 선금을 내고 구매예약을 했으며 이번 주 말 뉴욕자동차쇼에 공개 전시되면 구매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AP는 전망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1930년대부터 발명가들에 의해 꾸준히 제작돼 왔고 일부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상업용 양산이 시도되는 것은 처음이다. 당초 지난해 시판할 계획이었으나 디자인 문제와 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어 포기했다.

‘트랜지션’ 개발은 5년 전 미 연방항공당국이 일반 대형 비행기와는 다른 형식승인 적용을 허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전자안정제어장치 설치를 면제받았고, 일반 차량과는 다른 가벼운 타이어와 유리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여년 전부터 쇠락하기 시작한 항공기산업 실정을 감안할 때 이 비행기가 상업용으로 성공할지는 의문이라고 항공기산업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만이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가격 대비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