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휘발유값 OECD 2.4배”… 소비자 구매력 기준 “소득에 비해 가혹하게 비싸”
입력 2012-04-03 18:59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안한 휘발유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4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은 3일 “구매력평가지수로 환산할 경우 한국의 휘발유 값과 유류세는 한국인의 소득수준과 돈 가치에 비춰 가혹하리만큼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매력평가지수(PPP)란 각국의 물가수준을 고려해 산출한 화폐 구매력을 말한다.
납세자연맹은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0일 ‘한국의 2011년 PPP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것을 지적하며 “유가와 유류세도 PPP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2010년말 현재 PPP를 감안한 한국의 ℓ당 무연휘발유 값은 2.079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2400원)로 OECD 국가 중 체코(2.353달러) 다음으로 비쌌다.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은 OECD 국가 평균(0.878달러)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며 미국(0.735달러)의 2.8배, 호주(0.827달러)의 2.5배나 됐다.
납세자 연맹 김선택 회장은 “2010년말 당시는 지금보다 국제유가도 낮았고 한국인들의 소득 소준도 덜 악화됐다”며 “이를 감안할 때 2012년 4월 현재 PPP를 감안한 휘발유 값 부담은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시장환율로 환산한 1인당 소득을 기준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과 가격대비 세금 비중이 OECD 조사대상 22개국 중 20위 수준으로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기련 아주대 교수는 “정부가 환율 기준으로 가격비교를 하는 것은 통계의 실질가치 비교기능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유류세를 못 내리는 이유가 재정수입 때문이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