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 원자로 수명 다했다” 지역 교수모임 주장

입력 2012-04-02 19:08

지난달 전력상실 사고를 겪은 부산 기장의 고리1호기 원자로가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반핵 성향의 부산·울산·경남 교수들의 모임인 ‘탈핵에너지교수모임’에 따르면 이들 교수들은 지난달 31일 해운대 문화회관에서 긴급토론회를 갖고 고리1호기의 조속한 폐쇄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국장은 ‘연성-취성 천이온도’를 통해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 수명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성-취성 천이온도는 쉽게 휘어지는 연성을 지닌 금속이 깨지기 쉬운 취성화 단계로 급격히 넘어가는 온도를 말한다. 높은 온도에서 부드러운 성질을 가진 금속도 일정 온도 이하로 낮아지면 깨질 수 있다. 이 온도가 천이온도이다.

고리1호기의 천이온도는 1979년 134.73도를 기록한 데 이어 1988년 138.06도, 1999년 9월 142.33도로 나타났다. 2005년 6월 정부가 다시 측정했을 때도 126.66도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리1호기의 경우 비상상황에 대비해 최소 126.66도 이상의 물을 냉각수로 대거 확보해야 하는 문제에 당면해 있다.

양 국장은 “원자로가 두께 20㎝ 강철로 만들어져 있지만 수십년간 고온고압 외에도 방사능을 견디면서 약화가 많이 진행돼 안심할 수 없는 단계로 고리1호기는 당장 폐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