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30cm 퍼트 악몽, 끝내 그녀는 울었다

입력 2012-04-02 19:06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은 침울한 표정이었지만 대회가 끝날때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인터뷰까지 모두 마친 뒤 어머니를 보자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냉정한 그린. 30㎝ 파 퍼트를 놓친 여운은 길게 남았다.

김인경은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10언더파로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홀(파5) 112야드를 남겨둔 지점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세 번째 샷은 홀 컵 5m 옆에 떨어졌다. 버디 퍼트는 놓쳤지만 30㎝ 파 퍼트만 성공시키면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2위인 유선영은 9언더파로 이미 경기를 끝냈고 바로 뒷 조이자 챔피언조의 청야니와는 2타차. 김인경을 잡기 위해 이글을 노린 청야니의 무리한 티샷은 벙커에 빠진 상황.

하지만 운명은 가혹했다. 파 퍼트가 홀컵을 돌아나왔고 김인경은 말문이 막힌 듯 손으로 입을 막았다. 통한의 보기로 9언더파가 돼 유선영과 동타를 이룬 김인경은 어쩔 수 없이 연장전에 끌려들어갔고, 이미 평정심을 잃은 김인경은 유선영의 챔피언 등극을 지켜봐야 했다.

우승 상금(30만 달러)과 준우승 상금(18만2538달러) 차는 11만7462달러. 김인경은 결국 30㎝ 퍼트를 놓쳐 약 1억3200만원을 날린 셈이다.

김인경은 18번홀 상황에 대해 “마지막 그 퍼팅은 바로 보고 쳤는데 살짝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돌아 나왔다”며 “마크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짧은 퍼트였는데 마크를 했다. 아쉽다”며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김인경은 “(서)희경이 언니도 아쉽고, 나도 아쉬운 경기이지만 어쨌든 선영이 언니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