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등번호 ‘7’ 영구결번… KIA 구단 성대한 은퇴식 추진

입력 2012-04-02 19:08

다이아몬드(베이스)를 훔치고 팬들의 마음도 훔쳤던 대도(大盜) 이종범(42)이 은퇴 선언 이후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등번호인 ‘7번’이 영구결번 될 것으로 보인다.

KIA 김조호 단장은 2일 “한국 최고의 선수로서 그동안 습득한 노하우를 후배 선수들에게 잘 전수해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일해 줬으면 하는 게 모든 야구인들의 바람일 것”이라면서 “우리 구단으로서는 이종범 선수 본인 의사와는 별도로 성대히 은퇴식을 열고 영구결번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종범의 영구결번 추진은 국내에서는 오로지 KIA 한 팀에 몸담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최대한 예우를 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이종범은 광주일고와 건국대를 거쳐 지난 1993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 한국 프로무대에서 통산 안타 1797개(역대 5위), 홈런 194개(17위), 도루 510개(2위)를 기록한 최고의 스타다.

타이거즈 구단에서 영구결번된 번호는 현 선동열 감독이 선수 시절 달았던 18번이 유일하다. ‘무등산 폭격기’ 선 감독은 현역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투수였다.

이종범은 지난달 31일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향후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가족과 상의한 후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후 1일 바람처럼 광주를 떠났다. KIA 구단은 “이종범과 연락이 되는대로 상의해서 은퇴경기나 은퇴 기자회견, 그리고 해외지도자연수, 코치직 보장 등 향우 진로에 대해 잘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응룡(71) 삼성 전 사장은 “프로에 데뷔한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못 속여, 모양새 좋게 마무리를 잘해야지”라면서 애제자의 은퇴 소식을 아쉬워했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