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서클, 호가호위·꽃뱀형… 조폭 뺨친다

입력 2012-04-02 18:37

올해를 ‘학교폭력 추방의 원년’으로 정한 경찰청이 청소년 불량서클의 유형을 분류했다. 경찰청이 2일 발표한 유형은 성인 폭력조직과 선배 등의 힘을 빌리는 ‘호가호위형’부터 성매매 등을 통해 ‘꽃뱀 영업’을 강요하는 퇴폐행위형까지 다양하다.

인천 일신동 패거리와 경남 세븐파로 대표되는 ‘친구형’은 동네 친구끼리 패거리를 만들어 상습적으로 후배들을 폭행, 협박해 금품을 빼앗는 것이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녀 건방지다” 등 사소한 이유로 시비를 걸어 학생들을 집단폭행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보복하는 게 특징이다.

‘선·후배 위계형’은 정기적 상납을 거부하는 피해자들을 지하주차장 등으로 끌고 가 때리며 위력을 과시하는 단순한 유형이다. ‘학교·지역 연계형’은 부산의 ‘학교 짱 연합갈취 성폭행 사건’처럼 각 학교에서 싸움을 가장 잘하는 ‘짱 모임’을 통해 알게 된 학생들이 후배들을 불러내 돈을 뺏고 성폭행하는 형태다. 실제로 부산 학교 짱 연합 학생 174명은 ‘선배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배신자는 회원을 동원해 반드시 보복한다’는 행동강령을 정하고 후배들을 26차례 폭행하고 500여만원을 갈취했다.

‘성인조폭 연계형’은 폭력조직의 비호를 받으며 못된 짓을 하는 경우다. 강원도에서 적발된 ‘유병태 패밀리’는 폭력조직 ‘신종로기획파’를 배경으로 힘없는 친구들로부터 올 초까지 3년간 3700만원을 뜯었다. 경기도 안성 ‘파라다이스파’ 역시 싸움을 잘하는 중·고생 일진들을 하부조직에 가입시킨 뒤 군고구마 장사를 시켜 수익금을 상납 받았다. 여학생 일진들은 동창생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협박하거나 스마트폰 채팅으로 연락이 된 남성과 성관계를 갖도록 한 뒤 화대를 가로채는 수법을 동원했다.

경찰은 그동안 전국 초·중·고교 1만1384곳 중 85.7%인 9751곳에 경찰관을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으로 파견해 현황을 파악한 결과 408개 불량서클에 5042명의 청소년이 가입해 활동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강력계 등에서 담당형사 4464명을 현장에 배치해 단속활동을 펼쳐 1005명이 소속된 불량써클 108개를 해체하고 나머지는 맞춤형으로 대응하고 있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