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 결찰술’ 조산 예방에 도움 안돼

입력 2012-04-02 18:27


자궁경부 무력증 임신부의 조산 위험을 막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흔히 시행되는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자궁입구 묶음수술)이 기대와 달리 조산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관동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민형(사진) 교수팀은 임신 중기 초음파 검사 상 조기진통 조짐이 없지만 자궁경부 길이가 25㎜ 이하인 임신부 111명을 대상으로 자궁입구 묶음수술이 조산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들 임신부의 평균연령은 31세, 평균 분만 주수는 35주였다. 정상 여성의 자궁경부 길이는 30㎜ 이상이다.

자궁입구 묶음수술은 임신 중기 조기진통 증상과 관계없이 자궁입구가 열려 조산한 경험이 있는 자궁경부 무력증 환자에게 주로 이뤄지는 시술이다. 또 자궁경부 무력증은 여러 조산원인 중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을 때 그 위험성이 높아진다.

김 교수팀은 조사대상 임신부들을 자궁경부가 짧은 것으로 드러난 지 1주일 이내에 자궁입구 묶음수술을 받은 수술 군(26명)과 이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 비(非)수술 군(85명)으로 나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임신 34주 이전에는 두 군의 조산 빈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임신 37주 이전의 조산율은 수술 군 53.8%, 비수술 군 28.2%로 비수술 군이 더 낮았다. 이는 자궁경부 무력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흔히 이뤄지는 자궁입구 묶음수술의 조산 예방 효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자궁경부 무력증 임신부의 경우 임신 중기 초음파 검사 상 조기진통이 올 가능성이 적더라도 자궁경부 길이가 짧으면 산전 집중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는 자궁입구가 깔때기 모양으로 변해 조산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때 효과가 불투명한 자궁경부 묶음수술을 무작정 시술하기보다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제 투약 등의 방법으로 자궁근육을 안정시키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