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근거없는 속설’에 속지 마세요… 대한류마티스학회, 전국 15개 대학병원 강좌·무료검진
입력 2012-04-02 18:28
우리 몸의 관절은 크게 연골, 활액낭, 점액낭, 근육, 힘줄, 인대로 이뤄져 있다. 관절염이란 이 가운데 한 군데 이상의 부위에 문제가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가리킨다.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 손가락, 발가락, 어깨, 고관절(엉덩이관절), 척추 등이다. 원인도 노화, 스트레스, 외상, 세균, 바이러스, 류머티즘에 의한 자가 면역체계 이상 등과 같이 다양하다.
보통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 7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이들에겐 이와 달리 외상성(스포츠손상) 관절염, 여성들에겐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많다. 이 때문일까. 관절염 치료에 관한 속설들도 많이 떠돈다. ‘무얼 먹었더니 말끔해졌다’ ‘어떤 걸 했더니 통증이 가셨다’ 등 근거가 불확실한 ‘카더라 통신’이 많다.
국내 류머티즘성 관절염 전문가들이 근거 없는 속설 뿌리 뽑기에 나선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송영욱·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제2회 여류사랑-골드 링 캠페인의 일환으로 4월 한 달간 전국 15개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관절염을 주제로 한 공개 건강강좌와 무료검진 행사를 갖는다고 2일 밝혔다.<표 참조>
송 이사장은 “각종 관절염 증상을 물리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바르게 알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관절이 기형적으로 변형될 수 있는데도 늑장 대처와 잘못된 속설에 현혹돼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고양이 이야기다. 고양이 고기를 먹으면 관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담벼락이나 지붕에서도 사뿐히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관절이 유연하고 좋아서 그럴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된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아주 희박한 얘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원장은 “고양이 고기를 먹으면 오히려 쓸데없이 콜레스테롤 수치만 올리게 될뿐더러 또 다른 동물매개 바이러스 감염 우려도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관절염 환자들에게 각광받는 건강식품 글루코사민의 효과도 과장되기는 마찬가지. 글루코사민이 관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긴 하지만 글루코사민을 먹는다고 관절염이 좋아지거나 관절이 재생되진 않는다. 글루코사민은 어디까지나 관절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보조제 정도일 뿐이지, 결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절염이 있으면 통증으로 인해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관절이 아프다고 움직이기를 꺼리게 되면 관절 주위 근육의 힘이 점점 약해지면서 관절 손상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관절염 환자들에게 꾸준한 운동은 필수이다. 운동은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체중을 감소시켜 관절에 주는 무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류우마네트워크 민도준내과 민도준 원장은 “관절염 환자들은 걷기나 수영, 물속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주 3∼4회, 하루 30분 정도 계속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운동에 앞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