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 전차 ‘파워팩’, 독일제로… 방사청, 초도 생산물량 100대에 수입산 사용 방침

입력 2012-04-02 21:46

한국형 차세대 전차 ‘K2’(일명 흑표)에 독일산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장착된다. 그동안 수차례 부품 결함을 일으켰던 국산 파워팩은 오는 8월까지 운영시험평가를 거쳐 합격점을 받으면 추후 생산되는 K2 전차 후속 물량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K2 전력화는 당초 2013년 12월에서 2014년 3월로 순연됐다.

방위사업청은 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 개발 파워팩은 초도 생산에 적용하기에는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신하기 어렵고, 계획기간 내 보완이 곤란하다”며 “부득이 독일산을 사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초도 생산될 100대의 K2에는 독일 MTU사의 엔진과 RENK사의 변속기로 구성된 수입산 파워팩이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국산 파워팩의 결함이 심각해 설계변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산화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독일산을 수입할 경우 대당 가격이 약 16억원으로 국내 개발 파워팩보다 5억원 정도 더 비싸 45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K2 전차는 현재 우리 군이 사용하는 주력 전차 K1A1을 대체하는 기종으로, 군은 2005년부터 연구개발비 1280억원을 투입해 파워팩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파워팩은 전차의 전동구동장치로 엔진과 변속기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부품이다. 전차의 성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국내 방산업체가 개발한 파워팩은 2009년 개발시험평가 중 엔진 베어링 문제가 발생했으며 2010년 냉각팬 속도제어 불량으로 엔진이 과열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