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美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성능”… 北 장거리 미사일 수준 상당, 단분리기술 이미 확보한 듯
입력 2012-04-02 18:45
우리 군은 북한이 발사할 광명성 3호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개발 기술은 1998년 발사한 광명성 1호 기술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발전돼 왔다”며 “이번에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사거리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명성 3호의 사거리가 1만㎞를 넘는 수준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에 근접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뜻이다.
군이 이같이 판단하는 이유는 북한이 다단계 로켓을 사용하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기술 중 단분리 기술을 확보했고, 유도제어장치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일부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ICBM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9년 4월 5일 발사된 광명성 2호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1단, 2단뿐 아니라 3단 로켓까지 분리됐다. 2단 로켓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대로부터 3846㎞ 지점에 떨어졌다. 이는 예상됐던 것보다 더 나간 거리로, 3단 로켓이 더 추진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거리가 대폭 연장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연소 단계에서 자세제어장치(DACS)를 사용한 것으로 보여 로켓 유도제어기술 역시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대기권 재진입 시 탄두가 고온을 이겨낼 수 있는 재진입체 기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립대학 소속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1990∼92년 러시아와 동구권의 전문가 30∼50명이 재진입체 관련 방열재료에 관한 기술지원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며 “재진입체 기술을 어느 정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ICBM에 필요한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ICBM에는 마하 20 정도의 초고속으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을 이겨내야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3∼4년 뒤에는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광명성 3호의 2단 추진체 낙하지점을 2009년 광명성 2호의 2단 추진체 낙하지점보다 1000㎞ 짧은 2600여㎞로 밝힌 것은 발사 각도를 높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군 당국은 광명성 3호 발사 비용이 북한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사는 돈과 맞먹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 건설 4억 달러, 대포동 2호(탄도체) 개발 3억 달러, 초보적 위성 개발 1억5000만 달러 등이다. 이 8억5000만 달러로 식량(옥수수)을 구매한다면 중국산 옥수수 250만t을 살 수 있고 이는 현재 배급량을 기준으로 북한 주민 1900만명 1년치 식량에 해당된다. 북한 주민 한 사람의 하루 배급량은 355g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