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교단 수장 "연세대 사유화 막아야" 특별 좌담

입력 2012-04-02 16:57

[미션라이프] 박위근 예장 통합 총회장과 김종훈 기감 서울연회 감독, 김근상 성공회 의장주교는 2일 서울 목동 CBS기독교방송에서 좌담을 갖고 연세대의 기독교이사 축소 사태의 본질과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연세대 이사회는 2011년 10월 정관을 개정하면서 한국교회 파송 이사 6명(예장 통합·기감·기장·성공회 각 1명, 교계추천 2명)을 2명으로 대폭 축소시켰다. 교계에선 기독대학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사유화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예장 합동과 기성, 기침이 동참하면서 한국교회 전체의 이슈로 확대됐다.

박위근 총회장은 “연세대의 뿌리는 한국교회인데 이사회가 정관을 개정하면서 교계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면서 “연세대가 한국교회의 눈물어린 헌신으로 세워진 곳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4개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총회장은 “이것은 결코 자리싸움이 아니라 대학이 본래 기독교 설립정신으로 돌아가 기독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학교가 되어 달라는 간절한 호소”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감독도 “연세대 이사회의 정관변경은 절차와 과정이 모두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악에 가깝다”면서 “한국교회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사회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독선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 모두가 기독교인이어야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나마 배정된 이사도 2명으로 대폭 줄여 교계의 영향력이 없어졌다”면서 “한국교회 성도들은 연세대를 본래 위치로 되돌리는 데 기도와 협력을 아끼자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근상 주교는 “‘한국교회 파송이사들의 대학 기여도가 낮다’며 이사회가 내세웠던 경제·성장논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것은 한국교회의 부끄러움이자 슬픔”이라면서 “한국교회 성도들은 특정인이 하나님의 대학을 빼앗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더 이상 기독교 정신을 훼손시키지 못하도록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