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슬림형제단, 대선 후보 지명… 軍·세속주의자와 갈등 예고

입력 2012-04-01 19:25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당초 입장을 바꿔 오는 5월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FJP)은 3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후보로 국회 부의장 카이라트 알 샤테르(61)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샤테르 부의장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 선거전에 나를 내보내기로 결정됐고 나는 이를 수락하기로 했다”며 국회 부의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사무총장인 마무드 후세인은 이번 후보 출마 결정이 혁명을 중단시키고자 하는 시도에 대응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의 이번 결정으로 자유정의당은 군 최고위원회(SCAF)뿐만 아니라 강경 이슬람세력들의 정치 활동에 우려를 표한 자유·세속주의자와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이로써 샤테르 부의장은 아랍연맹 전 사무총장 아므르 무사, 청년층과 세속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아불 포투 무슬림형제단 전(前) 위원, 이슬람 근본주의자 하젬 아부 이스마일과 대선 경쟁을 치르게 됐다.

샤테르 부의장은 공학교수이자 억만장자 사업가로 무슬림형제단의 주요 재정 후원자이기도 하다. 1974년에 가입한 무슬림형제단이 합법화되기 이전에 4번의 옥살이를 했다.

이집트 대선은 오는 5월 23∼24일로 예정돼 있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p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