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자살 유서’ 만우절 장난에 경찰출동 해프닝

입력 2012-04-01 19:21

○…20대 남성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져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등 경찰서 2곳이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결국 만우절 장난으로 밝혀졌다.

서울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유모(23)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30분쯤 전 동료 김모(30)씨의 책상에 유서를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편지지 1장에 빼곡히 쓴 유서에는 “노력했지만 가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다. 탈출을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나를 잊지 말아 달라. 사망 후 모든 신체조직을 기증하겠다. 당신들의 외로운 이웃 유○○”라고 적혀 있었다.

유씨가 자살할 것이라고 생각한 김씨는 곧바로 서울 성북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유씨 부모가 사는 경기도 여주경찰서와 공조하며 8시간여 동안 유씨의 행적을 추적했다. 그런데 추적결과 황당한 장난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살고 있던 한 고시텔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태연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유씨는 거짓 유서를 남긴 이유에 대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전 직장에 불만도 좀 있었고 만우절을 맞아 장난을 좀 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우절을 맞아 거짓 작성된 유서라는 사실을 알고 허탈했다”면서 “사소한 장난으로 공권력의 낭비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