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세종특별자치시] 이해찬 “세종시 완성하겠다”-심대평 “명품도시 만들겠다”

입력 2012-04-01 19:06


첫 국회의원을 뽑는 세종특별자치시 선거는 두 거물급이 충돌한 운명의 한판 승부다.

‘친노’(친 노무현) 그룹의 대표격인 민주통합당 이해찬(59) 전 국무총리는 ‘세종시 기획자’를 주장하며 소속 당의 중부권 부활 진원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충청권 ‘JP 후계자’격인 자유선진당 심대평(71) 대표는 ‘세종시 사수자’를 강조하며 당의 사활을 책임지는 승부를 걸었다.

새누리당 신진(53) 후보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무산시킨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맹추격하고 있다.

◇주인을 자처하는 관록의 ‘2强’= 연기군 조치원읍 서창리 민주당 이해찬 후보 사무실에는 1일 ‘완성! 세종특별자치시, 이해찬이 해내겠습니다’란 문구가 적힌 노란색 현수막이 걸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이 후보는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31일 조치원 집중 유세에 이어 1일 대전에서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죽림오거리에 마련된 합동유세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한 세종시를 완성하기 위해 왔다”고 외쳤다. 청중들이 “이해찬”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조치원역 앞으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간담회식 유세를 펼쳤다. “세종시를 살리려면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부강읍 5일장과 부용면 경로당도 방문했다. 야간에는 조치원체육공원을 찾아가 축구동아리와 토론회를 가졌다.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자유선진당 심 후보는 비상이다. 조치원읍 죽림리 심 후보 선거사무실엔 ‘세종시는 심대평, 심대평은 세종시’란 캐치프레이즈가 내걸렸다.

심 후보는 1일 조치원 유세에 집중했다. 오후 1시30분에는 연서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신도들에게 “미워도 다시 한번”을 간곡히 호소했다. 그는 조치원 재래시장 조랑말사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했다. “연기군의 아들, 심대평이 세종시를 세계 최고의 명품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재미만 보고 나갈 세력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청이 뭉치면 공동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호소하자 400여 청중들이 “심대평” 연호로 답했다.

두 후보가 각축하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는 노인층의 부동표가 막판에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가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대교체 역설하는 ‘1弱’= 새누리당 신 후보는 1일에도 오전 7시30분 조치원읍 신흥사거리에서 거리 홍보를 했다. 4일째이다. “기호 1번 새누리당 신진 후보입니다”라며 자신을 알리기에 주력했다. 신 후보는 30일 5일장이 열린 부강시장 유세에서 “심대평-이해찬 후보는 이미 한 시대의 자기 역할을 다 하신 분들이다”며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며 세대교체를 역설했다.

조치원읍 번암리 천막사무소는 박근혜 위원장의 ‘천막당사’의 뜻을 이어받았다. 천막 안은 난방 시설도 없어 썰렁했다. 천막 옆에는 박 위원장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현수막이 걸렸다. ‘신뢰와 원칙의 박근혜, 세종의 미래 신진’이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연기=글·사진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