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서일본대지진 ‘공포’… 규모 9급·쓰나미 최고 34m 예상
입력 2012-04-01 19:09
일본 정부가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서일본대지진의 규모를 최악의 경우 동일본대지진과 비슷한 규모 9급으로 상정하고 피해 범위가 기존 예측에 비해 23배 정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도쿄를 둘러싼 수도권 지역에서 규모 7이상의 직하형 지진이 현실화할 경우 2500만명의 인명 피해가 날 것으로 예측됐다.
1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 산하 전문가검토회는 일본 본토 중부의 시즈오카(靜岡)현에서 남부 규슈(九州)의 미야자키(宮崎)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의 난카이(南海) 해구(약 750㎞)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거대 지진 규모가 9.1이라고 31일 밝혔다.
지진 충격의 분포는 진도 6강(强) 이상의 우려가 있는 지역이 24개 부·현(府縣) 687개 시·초·손(市町村:한국의 시·읍·면·동)에 달했다. 이는 중앙방재회의가 2003년 시점에 상정했던 20개 부·현(府縣)에 비해 총 면적은 3.5배, 지역은 5.6배로 늘어난 것이다. 당시 예상했던 지진의 규모는 최대 8.8이었다.
지진 후 해일(쓰나미)의 최고 높이는 고치(高知)현 구로시오마치(黑潮町)에서 34.4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3년 상정했던 것에 비해 2.4배 높으며, 최대 10m 이상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10곳에서 90곳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쓰나미 대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전 1∼5호기의 경우 현재 주변 방파제를 18m로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으나 서일본대지진 발생 시 최고 21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 직하형 지진을 조사해온 문부과학성 프로젝트팀도 앞서 지난 30일 도쿄만 북부에서 규모(지진의 절대 강도) 7급의 지진이 일어날 때의 충격을 예측한 새로운 진도 분포도를 공표했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일부를 포함해 도쿄 23개 구 거의 모두가 진도 6강(强) 이상의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수도권에서 피해 예상 인구는 2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달 도쿄대 지진연구소에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 6400명의 사망자와 16만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치보다 훨씬 큰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