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9] ‘안갯속’ 수도권 판세 더 요동… 40대 표심이 ‘태풍의 눈’
입력 2012-04-01 18:52
민간인 불법사찰 축소·은폐 파문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판도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여론의 향배를 좌우하는 수도권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는 형국이다.
여야는 1일 이번 선거가 “정말 치르기 어려운 힘겨운 싸움이 될 것”(조윤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이고, “수도권 경합지역의 향방에 따라 누가 제1당이 될 것인지 판가름 날 것”(우상호 민주통합당 서울 서대문갑 후보)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 전체 112개 지역구 가운데 접전 지역(백중 우세, 백중, 백중 열세)이 더 늘어나면서 절반 가까이 되는 50곳 이상이 1000표 안팎에서 당락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여야가 목표 의석을 비롯한 선거전략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고 나섰다.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지난 29일 이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우세 28곳 접전 55곳 열세 27곳으로, 민주당은 우세 31곳 접전 50곳 열세 20곳으로 꼽았다. 통합진보당은 우세지역은 없고 접전 6곳 열세 5곳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새누리당은 강남갑, 서초갑 등 8곳에서 우세하다고 본 반면 민주당은 광진을 도봉갑 등 10곳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 중구, 용산, 동대문갑, 성동을, 노원갑, 광진갑, 송파병, 강동을 등은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접전지역(새누리당 27곳, 민주당 29곳)으로 꼽히고 있다. 열세는 새누리당이 중랑갑, 강북을 등 12곳, 새누리당은 강남갑, 서초갑 등 6곳이라고 보았다.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노원병 백중우세, 은평을 백중, 관악을 백중열세로 각각 꼽고 있다.
52개 지역구가 있는 경기는 새누리당이 27곳(고양 일산동, 부천소사, 고양 덕양갑 등), 민주당이 17곳(안양 만안, 안성, 부천 원미갑 등)을 접전지역으로 분류했다. 우세지역은 새누리당이 수원병 성남분당갑 등 15곳, 민주당이 안양 동안갑 등 17곳을 판정했고 열세지역으로는 새누리당이 오산 등 10곳, 민주당은 용인병 등 11곳이라고 관측했다.
인천은 12곳 중에서 새누리당이 2곳(서·강화갑, 남동갑), 민주당이 4곳(남동갑, 중·동·옹진 등)을 접전지역으로 파악했다. 부평갑·을 등은 민주당 후보가, 남갑·을 등은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지역이다.
이 같은 판세가 불법사찰이란 이슈에 부딪쳐 앞으로 남은 10일간 최대 복병이 될 것이란 점에 여야의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사안의 성격상 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모양새지만 표의 향배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주 중반까지 10% 대에서 20%대 후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이 불법사찰 사건으로 인해 더 늘어나면서 야권에 쏠릴 가능성이 있지만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 결집 현상이 급속히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령대로는 ‘민주화’를 경험하고 ‘산업화’ 혜택을 누린 40대 향배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야당에 등을 돌렸지만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여당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엔 40대가 야당의 공천 파동을 보면서 이탈 조짐을 나타냈다가 주춤해진 국면에서 불법사찰이 강타했고 현 정권에 이어 전 정권 불법사찰로 불똥이 확산되고 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