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통없는 부활 없어 모든 것 내려놓고 회개 기도를”
입력 2012-04-01 18:44
고난주간 요일별 의미와 전국교회 행사 일정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는 ‘고난주간’이 2일부터 시작됐다. 이 기간은 사순절의 절정기로 예수님이 고난 받으시고 부활을 향해 가신 일주일을 의미한다. 이 고난주간에 예수님의 행적을 따라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복음의 핵심이 되는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예수님의 1주일간의 행적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월요일은 ‘성전 청결의 날(권위의 날)’이다. 예수님은 성전을 더럽힌 자들을 추방하시면서 ‘만민의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드셨음을 꾸짖으셨다(막 11:15∼17). 우리의 몸은 성령님이 계시는 성전(고전 6:19)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강도의 소굴이 되었다고 채찍을 들지 않으실지 성찰하는 날이다.
화요일은 ‘변론의 날’이다. 인류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이 되기 전 주님의 가르침은 화요일에 집중됐다(마 21:23∼23장). 예수께서는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게 질문을 받고 이들에게 진리(예수의 전권, 포도원의 악한 종들 비유, 세금문제, 부활에 대한 질문, 최고의 계명)를 가르치셨다. 이날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를 외치시며 멸망하게 될 조국의 운명을 염려하셨다.
수요일은 ‘침묵의 날’이다. 이날 예수님 행적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 베다니에서 조용히 지내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예수님은 침묵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너희를 사랑하기에… 너희를 살리는 길은 이 길뿐이기에… 너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치러야 할 희생이기에… 이 길이 아니면 너희가 죽게 되기에….” 주님은 이날 자신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고뇌의 하루를 보내셨다.
목요일은 ‘번민의 날’이다. 제자의 발을 씻겨주신 ‘세족일’로도 불린다. 제자들이 초라하게 준비한 유월절 만찬. 예수께선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눴다. 주님을 팔아넘길 가룟 유다의 발도 씻겨주시면서 섬김의 도를 가르치셨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시면서 고별사를 남기셨다(요 14∼16장). 만찬 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고 내려오시다 체포되셨다.
금요일은 ‘수난의 날’이다. 예수께서 심문을 받으시고 오전 9시 십자가에 달리셨다. 주님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는 기도를 드리셨고 오후 3시에 눈을 감으셨다. 이날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나약함을 보였다. 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는 삶 속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 하나. “주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성 금요일 갈보리 산정에서 외치신 그 말씀은 지금도 많은 교인들을 울린다.
토요일은 ‘비애의 날’이다. 고난주간이 끝나는 날이다. 예수님이 무덤에 묻힌 이 날은 그리스도의 장사됨과 같이 우리도 죽고 장사되었다는 뜻에서 교회에서 세례를 베풀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이날을 ‘대토요일’이라고 부르며 단식하고 주님이 당하신 수난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고 부활의 아침을 기다렸다.
고난주간에 전국 교회와 기도원들은 일제히 특별예배 및 기도회를 갖고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되새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월∼금요일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일’이란 주제로 특별새벽기도를 드린다.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성도들은 매일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특별 심야 예배에 참여한다. 한 끼 금식한 헌금은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와 부산 호산나교회도 고난주간 특별 새벽집회를 연다. 서울 새문안교회는 ‘생명나눔 주일’로 지킨다. 태신자 작정과 숨은 양, 잃은 양 찾기 등 다양한 전도 행사를 진행한다. 6일 오후 8시, 촛불찬양예배를 드린다.
경기도 분당과 수지 지구촌교회 성도들은 6일 인근 123개 중소형교회 새벽예배에 참석, 중보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행사 이름이 ‘소리없이 나누는 기도’다. 헌혈나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부산 수영로교회는 사랑방 전도축제를 연다. 교회 내 1700여개 사랑방 성도들은 작정-기도-섬김-초청의 과정을 통해 기도로 가슴에 품었던 영혼들을 전도한다. 경기도 남양주 한마음교회와 서울 대학연합교회, 경기도 하남 새빛교회 성도들은 헌혈이나 장기기증 서약으로 예수 고난에 동참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1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이번 고난주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탐욕과 허물 때문에 대신 돌아가신 예수님의 삶을 되새기며 변화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고난 없는 부활은 없다”며 “이번 고난주간에는 북한 동포 등 고난 받는 소외 이웃을 돕고 무엇보다 낮은 자세로 마음을 비우는 기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27면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