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술가 키티 켈리, “오프라 윈프리는 복잡하고 모순적인 놀라운 여성”
입력 2012-04-01 18:19
“물론, 우리가 부자는 아니었지만 언니가 과장한 면이 있어요. 시청자들로부터 동정을 얻고 시청자층을 넓히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언니는 바퀴벌레를 애완용으로 기른 적이 없어요. 언제나 개가 있었죠. 흰 고양이랑, 어항에는 뱀장어도 있었고 보핍이란 이름의 잉꼬한테 말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세계적인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한 오프라 윈프리(58)의 동생이 한 증언이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서 바퀴벌레를 친구로 삼고 감자포대로 만든 옷을 입었다는 윈프리의 말에 어긋나는 이야기다.
윈프리 가족과 직장 동료 등을 면담하는 등 그녀의 인생을 추적한 미국 저술가 키티 켈리는 신간 ‘내 인생 최고의 쇼’(김영사)에서 화려한 조명에 가려진 윈프리의 본모습을 그대로 소개했다.
저자가 인터뷰한 윈프리 소유의 ‘하퍼 프로덕션’과 ‘오프라 매거진, O’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윈프리는 자신의 사생활과 지인들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비밀 엄수 서약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하퍼의 분위기가 너무 억압적이어서 공포스러울 정도”였다는 한 직원은 윈프리에 대해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는 일에는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중이 아는 ‘인정 많은’ 윈프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저자는 “윈프리의 배려심 깊은 모습 뒤에는 자기중심적인 면모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는 대단히 복잡하고 모순적인 놀라운 여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