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모든 것 한자리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 ‘아리랑 특별전’

입력 2012-04-01 18:16


문화재청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신청한 ‘정선아리랑’을 다른 아리랑까지 포함해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 다시 등재 신청할 계획이다. ‘아리랑’의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그레나다에서 열리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중국도 지난해 ‘아리랑’을 자체 국가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인류무형유산 등재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를 앞두고 서울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4일부터 5월 21일까지 ‘아리랑 특별전’을 연다. 한국인들의 정서적 고향인 ‘아리랑’을 재조명하는 이번 전시에는 1900년대 초 발간된 ‘한양 오백년가’ 노래집이 처음 공개되고, 독립운동과 관련된 자료 및 각종 생활용품 등 2000여점이 전시된다.

아울러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아리랑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가락을 모은 영상 기록물을 선보인다. 한 북한 이탈 청년이 탈북 자체가 아리랑 고개를 넘는 것이었다며 눈물짓는 모습도 담겼다. 일본군 위안부로 고국을 떠나 평생을 캄보디아에 살면서도 고향과 부모 이름, 그리고 아리랑 가락을 잊지 않았던 훈 할머니(2009년 작고)의 영상도 볼 수 있다.

1920년대 나운규 원작의 영화를 문일 작가가 소설화한 ‘아리랑’ 책자와 영화 스틸사진, 일제강점기 때 독립군들의 여름 피복비 마련을 위해 막을 올린 국내 최초의 오페라 ‘아리랑’ 자료, 독립군 아리랑과 친일파 아리랑 자료가 전시된다.

6·25전쟁에 참전한 나라의 국기와 한국군 사단마크가 새겨진 스카프, 당시 위문공연을 위해 방한한 미국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티포드의 ‘Ah Dee Dong Blues(아디동 블루스)’ 음반도 나온다. 페티포드는 화장실 밖에서 통역병이 휘파람으로 부르는 아리랑을 듣고, 선율이 아름다워 용변도 채 마치지 않고 뛰어나와 악보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디동’은 ‘아리랑’을 잘못 듣고 표기한 것이다.

이밖에 1960∼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아리랑표 색연필·라디오·성냥·잡지·담배 등이 전시된다. 국악 가곡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아리랑’ 음반 200여장도 출품된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전남 진도실버민속예술단이 ‘아리랑’ 공연을 펼치고, 각 지역 할머니들이 ‘아리랑 배틀’ 소리를 들려준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