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도심에도 톡톡 터지는 봄… 회색 옷 벗고 화사한 봄맞이
입력 2012-04-01 17:49
매서웠던 지난겨울의 한파 때문인 듯 올 봄은 유난히 반갑다. 언제쯤 봄이 올까 목을 빼고 기다리다 잠깐 조는 사이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 봄은 소리 없이 스며들듯 그렇게 다가온다.
청계천변의 들풀을 통해서,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고궁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동심원 속에서 사람들은 봄을 느끼며 감탄한다.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온 봄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속삭인다. “어이,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보세.” 봄이 전하는 메시지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다.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이 불어 닥치기도 하지만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듯 따스한 봄바람이 찬바람을 밀어낸다.
일찍 점심을 마친 회사원들이 청계천변을 거닐며 비릿한 물내음을 맡는다. 동료들과 청계천 돌다리를 건너던 직장인 이경선(27)씨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다 보면 삶의 활력이 샘솟는다. 특히 얼었던 물이 녹고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아 나오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된다”며 봄 햇살 같은 미소를 짓는다.
경제가 어렵고 삶이 팍팍해도 가끔은 너른 광장으로 나와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보자. 두 팔을 벌려 온몸으로 봄을 마중해 보자. 어깨를 펴고 긴 호흡을 하다 보면 그래도 삶은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봄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계절이다.
사진·글=최종학 기자 choi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