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구제금융기금 대출 한도 8020억 유로로 증액 합의

입력 2012-03-31 00:22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구제금융기금 대출 한도를 약 8000억 유로로 일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들은 3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기금 등을 모두 합쳐 총 8020억 유로의 위기 진화 ‘방화벽’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는 내년 7월 1일 EFSF를 대체해 들어설 유로존의 항구적 구제금융기구인 ESM의 대출 한도는 당초대로 5000억 유로로 제한키로 했다. 다만 내년 6월30일까지는 EFSF를 병행 운영하고 이 기간 동안 EFSF의 기존 대출액 2000 억 유로를 유지키로 해 대출한도는 1년 간 7000억 유로로 늘어난다. 여기에다 그리스 등에 대해 유럽연합(EU)이 기존에 양자 제공 형식으로 약속한 자금 등 1020억 유로까지 더하면 방화벽의 규모는 총 8020억 유로가 된다.

유로존은 또 EFSF의 기금 잔액 2400억 유로를 예비 방화벽으로 설정키로 했다. 이는 EFSF가 폐기되는 내년 6월 말 이전에 기존 방화벽으로 충분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경우 회원국 정상들의 합의를 거쳐 비상용으로 사용된다.

한편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3차 구제금융 필요성을 내비쳐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파데모스 총리는 이탈리아 신문 인터뷰에서 “얼마정도의 금융지원 필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결과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그동안 몇 차례 재정긴축안을 제시하는 우여곡절 끝에 1300억 유로 상당의 2차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