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황제’ 뇌물 받은 경관 4명 체포…검-경 갈등 비화후 처음
입력 2012-03-30 22:11
‘룸살롱 황제’ 이경백(40)씨 뇌물 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회종)는 30일 이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경찰관 4명을 체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경 갈등으로 비화된 이번 사건에서 현직 경찰관이 체포되기는 처음이다. 검찰은 또 해당 경찰관들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현재 여성가족부에 파견돼 청소년 보호 및 인권보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관들은 2008~2011년 초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서 함께 근무했던 경위·경사들로 팀이 수억원의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인 이씨를 여러 차례 소환해 뇌물을 받은 경찰관 이름과 시기, 액수 등을 추궁했다.
이씨는 2010년 7월 서울 서초경찰서에 성매매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되기 전에 뇌물 리스트를 CD 2장에 작성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CD에는 이씨와 금전거래가 있거나 향응을 제공받은 인사들의 명단이 직업별, 날짜별로 자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에는 경찰이 가장 많고 소방공무원, 검찰 수사관, 방송사 국장 등 언론계 관계자와 청와대 인사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10년 이씨 검거 당시 이씨와 통화한 적이 있었던 경찰관 63명을 징계했으나 뇌물수수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