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소설 ‘홍길동전’ 실체 드러났다

한국 현대문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소설가 김유정의 소설 ‘홍길동전’이 새롭게 발굴됐다.

김유정기념사업회 전상국 이사장은 김유정 제75주기 추모제가 열린 지난 29일 이 작품을 공개했다. 이 ‘홍길동전(洪吉童傳)’은 1935년 10월 아동잡지인 신아동(新兒童) 제2호에 발표된 14쪽 분량으로 작품의 실체가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 이사장은 “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소제목을 서술형으로 표기해 당대 그 어떤 작가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시도를 선보였다”며 “단문 형식과 김유정 소설 문장의 특징인 의성·의태어 활용이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고문서 수집가이자 서지 연구가인 김현식씨가 전 이사장에게 알리면서 빛을 보게 됐다. 이로써 김유정이 남긴 소설은 31편에서 32편으로 늘게 됐다.

김유정의 홍길동전은 당시 가장 유명한 삽화가 이승만씨가 그림을 그렸다. 허균의 원전과 달리 홍길동이 율도국을 건설한다는 내용 대신, 홍길동이 이조판서 자리를 수락하고 입궁하다 자객을 만난 뒤 조선을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춘천=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