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동산재벌 회장 형제 뇌물혐의 체포

입력 2012-03-30 19:09

홍콩에서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 부자(총자산 183억 달러)로 꼽히는 순훙카이(新鴻基) 부동산 그룹의 회장 형제가 뇌물제공 혐의로 홍콩 염정공서(廉政公署·ICAC)에 29일 체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 내 두 번째 고위직인 정무사장을 지낸 라파엘 후이(許仕仁·64)도 자택에서 체포됐다. 후이는 도널드 창이 행정장관에 당선되도록 막후 조정 역할을 했던 인물로 순훙카이 그룹에서 특별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다. 이번에 체포된 토마스 콕(郭炳江·59) 회장과 동생 레이먼드 콕(郭炳聯·58) 사장은 2008년 큰형인 월터 콕(郭炳湘)을 회장 자리에서 밀어내고 순훙카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했다. ICAC는 웹사이트에서 이들이 뇌물을 주고받았고 직권남용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건 전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이들 외에 5명이 이미 검거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는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으나 렁춘잉이 행정장관에 당선된 지 나흘 만에 핵심 인물들이 전격적으로 체포됐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창 행정장관이 현재 ICAC에서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상황에서 2인자였던 후이마저 체포됨에 따라 창 행정장관에게 심각한 위기가 닥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