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사상 최대 합동 해상훈련… “美의 아시아 중시전략에 실력으로 대응”

입력 2012-03-30 18:58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다음달 하순 한반도 주변 동해와 서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합동 해상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29일 양국 합동 훈련이 다음달 22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된다고 러시아 국방부발표를 인용해 보도했으나 중국 국방부는 훈련 시기를 4월부터 5월 사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함정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출발해 동해와 한일해협을 지나 서해로 향하면서 방공, 반잠수함, 제공 및 제해권 확보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서해에서 마무리하게 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함정이 몇 척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동방조보(東方早報)는 30일 “중국 측에서 북해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과 호위함 등 다수가 참가한다”며 “서태평양 해역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외국과 합동 해상 훈련을 벌이기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 측 훈련 참가 함정 수가 10여척일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측에서도 10척이 넘는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동원되며 대형 반잠수함, 미사일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보조함 등이 포함된다고 동방조보가 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가 중·러 합동훈련에 함정을 10척 이상 출동시키기는 처음”이라며 “이는 러시아 해군이 이번 훈련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훈련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핵심이익을 위협함에 따라 양국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해군이 이번 훈련에서 서태평양에서 보유하고 있는 실력을 보여주고 합동으로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지난 2005년부터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동방조보는 지난해 8월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번 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