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家 5남 박용만 시대 열렸다… 박용현 회장 뒤이어 형제경영 전통 이어가

입력 2012-03-30 22:24


박용현(69) 두산그룹 회장이 물러나고 박용만(57) ㈜두산 회장이 두산그룹 경영을 맡았다. 박용만 회장은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6남1녀 중 5남으로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 2남인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 3남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4남인 박용현 회장 뒤를 이어 형제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박용만 회장을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박용현 회장 뒤를 이어 그룹 경영총괄과 대표를 맡게 된다고 두산 측은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2009년 3월 취임한 박용현 회장의 용퇴에 따른 것이라고 두산은 밝혔다. 의사 출신인 박용현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체제가 안정됐고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 성장시키는 데 최적임자가 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며 “사회공헌활동에 더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박두병 초대회장 사후 아들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경영을 맡아왔다. 그러다 2005년 박용오 전 회장이 그룹 비리를 검찰에 투서하는 등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신임 박용만 두산 회장은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취득하고 외환은행을 거쳐 1982년 두산건설에 입사했으며 두산음료, 동양맥주, ㈜두산 전략기획본부,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거쳐 30년 만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트위터 등에 발 빠른 ‘얼리어답터’이자 인재경영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미래다’ 광고 시리즈 카피를 직접 쓸 정도로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매년 기업설명회에 참가해 대학생들에게 회사 비전을 소개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해외 대학 MBA 졸업생 면접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사내 임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사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만들었는가 하면 재벌가 오너란 격식을 깨고 젊은 세대와 소통에 나서면서 트위터 팔로어가 13만명을 넘는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강력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두산을 국내 소비재 산업에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서포트 비즈니스(ISB)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두산의 사업방향을 주류산업에서 중후장대한 사업으로 전환했으며 원천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2007년 밥캣 등의 인수를 실무적으로 주도했다.

두산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1998년 매출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2000억원으로 7.8배 성장했고 국내외 매출비중도 98년 88대 12에서 지난해 39대 61로 수출기업으로 변신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