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숨은 성과·뒷얘기… FTA 협상·원전 계약 등 잇따라

입력 2012-03-30 18:45

지난 23∼24일 이틀간 진행된 핵안보정상회의는 공식회의 외에 각국 정상들 간 긴밀하게 펼쳐지는 경제외교의 무대였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1년간 밖에 나가서 해야 할 경제외교를 며칠 사이에 해냈다’고 표현할 정도로 실속을 챙겼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30일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정상회담을 통해 교역, 투자, 원자력, 에너지 자원 등 경제 전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과 ‘한·베트남 FTA 협상’ 개시 합의 등을 큰 성과로 꼽았다. 또 베트남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터키 원전부지 조사 4∼5월 논의, 인도에 원전부지 배정 요청 등의 성과가 이어지면서 추가 원전 수출을 위한 기반도 닦았다.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동남아 최대 규모의 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을 차질 없이 지원하고, 20억 달러 규모의 ‘CNG 패키지 프로젝트’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지지부진하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에서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실마리가 풀렸다.

태국이 높은 관심을 보인 짜오쁘라야 강 치수사업은 우리의 4대강 공사 노하우 전수를 위해 4월 중 MOU를 체결키로 했다. 태국은 현재 114억 달러의 치수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각국 정상들과 안방에서 연쇄 접촉하는 기회도 가졌다. 삼성은 헝가리 대통령 등 5개국 정상, LG는 베트남 총리 등 3개국,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4개국, 한국전력은 인도 총리 등 3개국 정상과 면담을 했다.

각국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갖는 깊은 인상도 뒷얘기로 전해졌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정상 만찬 때 “90년대 후반 인도네시아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한국과 한국기업은 끝까지 남아 함께했다. 그래서 오늘의 인도네시아가 있는지 모른다”고 두 번이나 말했다. “그때 협조한 한국민과 기업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대목에서는 경례도 했다.

알리벤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은 “국제회의에 많이 다녀봤지만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건 처음 봤다. 이 행사 자체도 상품이다”라고 추켜세웠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