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1] 박근혜, 호남·제주 등 4개 ‘열세지역 투어’… 제주서 “도민들 못챙겨 죄송”
입력 2012-03-30 18:46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본격 선거전 이틀째인 30일 서둘러 호남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27일 측근인 이정현(광주 서을) 후보의 출판기념회 참석차 광주에 들른 지 5개월여 만이다.
당초엔 4·3사건 64주년 기념식 참석차 제주도를 방문했다가 귀경 길에 들를 것이란 얘기가 당 주변에서 나왔으나 앞당겨졌다. 박 위원장이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영남 5개 시·도는 물론이고 충청, 강원을 방문하고 부산은 3번씩 다녀온 이후로 ‘호남 홀대론’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박 위원장이 제주에 들렀다가 광주, 전주를 거쳐 대전과 충북 청주·음성을 순회하는 열세 지역 투어를 단행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제주 노형로터리에서 가진 합동유세에서 “제주도와 도민을 잘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새누리당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후회하지 않도록 보답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해군기지를 추진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하지 말자고 한다. 어떤 국민이 어떤 나라가 이런 사람들을 믿고 일할 수 있겠느냐”며 야권을 향한 공세를 폈다.
20여분 유세를 마치고 곧바로 광주로 향한 박 위원장은 이 후보 등 지역 후보들과 오찬을 한 뒤 서구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30여분간 시설을 둘러봤다. 박 위원장은 “노후에 건강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몇 가지 중요한 약속을 했다”며 “국회가 19대에 새로 열리면 100일 안에 법으로 발의해서 꼭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잇단 질문에 가볍게 응수했을 뿐 일체 정치적 발언을 삼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이 후보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이 27년 만에 광주에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박 위원장이 당초 광주지역 경제의 상징인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급히 취소하고 ‘짧고도 조용한’ 행보를 택한 것도 지역정서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판단 때문으로 비쳐진다.
서둘러 전북으로 향한 박 위원장은 전주 서부시장을 방문한 뒤 대전과 충북 청주에서의 합동유세와 음성 금왕시장 방문을 통해 충청권을 공략했다. 그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400여명이 모인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대전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지역균형 발전의 미래가 걸린 곳이며 저에게는 남다른 곳”이라며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자신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