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GNI 증가율 급락… 2011년, 3년 만에 최저
입력 2012-03-30 22:10
지난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가의 부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도 유럽 재정위기 등 영향으로 전년도의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은 2011년 국민계정 보고서를 통해 실질 GNI 증가율이 지난해 1.5%를 기록, 2008년(-0.6%)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고 30일 밝혔다. 실질 GNI는 GDP와 교역조건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재화나 용역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보여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고유가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이에 따른 무역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3.6%를 기록하며 2010년(6.3%)보다 크게 떨어졌다. 수출이 전년 대비 9.5%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극도로 부진하면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3%로 전년 4.4%보다 낮아졌고 설비투자는 2010년 25.7%에서 지난해 3.7%로 큰 폭 줄었다. GNI 증가율이 GDP 성장률보다 크게 낮아짐에 따라 지난해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의 체감이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거의 유일하게 지표가 좋아진 것은 1인당 국민소득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489달러로 2010년(2만562달러)보다 1900달러가량 늘었다. 이는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2∼3분기는 성장추세였으나 4분기 유럽재정위기로 가계·기업의 투자가 부진했다”며 “정부 예산 조기 집행 등으로 올해 상반기 지표는 기대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