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동식 레이더 기지, 진주만→ 서태평양 ‘급파’… ‘北 로켓 대비’ 韓·中·日 외무 4월 7∼8일 회동
입력 2012-03-30 21:55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준비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미국은 미사일 탐지 및 방어 기능을 갖춘 이동식 레이더 기지를 하와이 진주만에서 서태평양으로 급파했다. 일본은 북한 위성 파괴명령을 발동했다. 주변국의 분주한 대응 움직임 속에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미간 비공식 접촉이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미군은 다음달 중순 예정된 광명성 3호 발사를 앞두고 지난 23일 진주만에 배치됐던 최첨단 이동식 레이더 기지를 서태평양으로 이동시켰다고 CNN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거대한 이동식 레이더 기지인 SBX-1(Sea Based X-Band Radar)은 거친 바람과 파도가 치는 대양에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이는 미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요격 기지와 연결돼 있어 미사일을 탐지하면 본토에서도 격추가 가능하다. 익명의 미 관리는 SBX-1의 배치는 “예방적인 차원”이라고 말했다. 보잉사가 제작한 이 기지는 길이 116m, 높이 85m이며 승무원 86명이 탑승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외무장관은 4월 7~8일 이틀간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만나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광명성 3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회담한 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30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이 발사하는 위성이 일본 영토에 떨어질 우려가 있을 경우 요격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방위상은 이 결정에 따라 자위대에 북한의 위성에 대한 ‘파괴조치명령’을 발령했다.
이근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31일부터 이틀간 미국 싱크탱크 주최 비공식 세미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세미나에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로켓발사가 2·29 합의 위반이라는 점에 대해 북한 측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