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연구팀 발표, 꿀벌 폐사 주범은 ‘농약’… 살충제 성분이 여왕벌 85% 감소시켜
입력 2012-03-30 18:58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꿀벌들의 집단폐사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외신들이 29일 보도했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연구팀들이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약 네오니코티노이드가 여왕벌 수를 85% 감소시키고 꿀벌들의 길 찾는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최근호에 각각 발표했다.
앞서 이탈리아 과학자들도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 코팅 기술이 꿀벌 집단 폐사를 일으킨다는 연구를 환경과학과 기술지 3월호에 게재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곡물과 유채, 해바라기 등을 파종하기 전 진딧물 등 해충을 막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영국 스털링대 연구진은 이 농약이 함유된 꽃가루와 설탕물을 땅벌 군집에 먹인 결과 6주 후 체중이 정상적 군집에 비해 8∼12%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농약을 먹은 벌들이 먹이를 적게 수확했다는 의미다. 또 정상적인 벌 군집에서는 평균 14마리의 여왕벌이 탄생한 데 비해 농약에 노출된 집단에서는 단 2마리가 태어나는 데 그쳤다.
또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 연구팀은 추적장치가 부착된 꿀벌들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성분인 티아메톡삼에 노출시킨 결과 집 밖에서 죽는 확률이 2∼3배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벌들이 방향찾기 능력을 잃은 결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벌들이 집을 찾지 못해 죽을 경우 벌 군집이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사실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진은 “농약 제조사들이 꿀벌 치사량을 결정하면서 집 찾기 능력 손상 등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농약의 안전성 기준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