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 벗든지 나가라”… 美 민주당 의원, 피살 흑인소년 재현하다 사회자의 ‘복장 경고’ 받고 퇴장당해

입력 2012-03-29 19:21

미국 민주당 소속 흑인 하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후드 티셔츠를 입고 회의장 발언대에 올랐다가 강제로 퇴장 당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양복을 입고 회의장에 입장한 민주당 바비 러시 의원은 백인 자경단원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위해 발언대에 섰다. 그는 이어 양복을 벗고 안에 입은 후드 티를 드러낸 후 머리에도 후드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를 꼈다.

그는 “인종에 기초한 범죄 프로파일링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후드를 뒤집어썼다고 해서 모두가 불량배는 아니다”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하원의장 대행으로 회의를 진행하던 공화당 그레그 하퍼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제지에 나섰다. 그는 정숙을 요구한 후 러시 의원에게 ‘후드를 벗거나, 나가든지’ 택일하라고 요구했다. 하퍼 의원은 회의 진행 중 장내 모자 착용을 금지하고 있는 의회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맨이 쏜 총에 맞아 무고하게 숨진 마틴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그가 숨질 당시 입고 있던 후드 티를 입고 시위하고 있다.

한편 마틴이 먼저 코와 머리를 때려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던 짐머맨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보여주는 비디오가 ABC방송을 통해 이날 공개됐다.

짐머맨이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후 연행될 당시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면 그에게 어떤 상처나 핏자국도 없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