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3호 발사 준비 착수] 한·미 긴밀 공조… 동창리 정찰 강화

입력 2012-03-29 18:56

우리 군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가 점점 구체화됨에 따라 본격적인 대응에 돌입했다. 우선 지난 16일 발사 계획 발표 직후부터 가동된 함북 철산군 동창리 제2미사일 기지에 대한 정찰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정밀 장비와 분석 요원들이 추가로 투입된다.

군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시시각각으로 동창리와 주변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와 함께 한국형 이지스함 2척을 투입해 광명성 3호의 궤도 추적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에 대기 중인 세종대왕함(7600t급)은 발사 예정 수일 전에는 서해 쪽으로 투입돼 초기 발사부터 궤적을 추적할 예정이다. 세종대왕함은 2009년 4월 광명성 2호 발사 당시 동해와 인근에 배치됐던 5척의 이지스함 가운데 가장 빨리 궤적을 잡아냈다.

현재 제주도 남방 쪽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두 번째 한국형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은 발사일이 가까워지면 2단 발사체가 낙하될 것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동쪽 해상 쪽으로 이동해 광명성 3호의 중간비행 단계와 종말 단계 궤적을 추적한다. 해군 관계자는 “이지스함에 장착된 SPY-1D 레이더는 최대 1000㎞ 밖에서 발사된 로켓의 비행궤적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며 “이번에도 궤적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광명성 3호가 북한이 예고한 궤도대로 발사될 가능성이 크지만 군은 정상궤도를 이탈해 발사체 일부가 우리 영공이나 영토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요격시스템도 마련 중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함대공미사일 SM-2(사거리 170㎞)와 지대공 요격미사일 PAC-2 패트리엇미사일(30∼40㎞)만으로는 매우 제한적인 요격만 가능한 상태다.

발사체 잔해 수거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발사체 잔해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거한다는 방침이다. 해군은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4300t급)과 해난구조대(SSU)를 파견해 잔해 수거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청해진함은 국내 유일의 심해구조용 잠수정을 보유한 구난함이다. 음향탐지장비 등을 갖춘 기뢰탐색함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위성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분명한 만큼 군은 다각적인 방향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