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생애 마지막 대작 ‘성 안나’ 우여곡절 복원 끝에 공개
입력 2012-03-29 18:52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꼽히는 미완성 대작 ‘성(聖)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와 아기예수’(이하 ‘성 안나’)가 복원작업을 거쳐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성 안나’는 다빈치가 1519년 숨을 거둘 때까지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손상이 심했으나 18개월에 이르는 작업 끝에 흐릿하던 색상이 선명한 갈색과 남색으로 복원됐다.
루브르 측이 ‘성 안나’를 복원해 공개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17년 전 복원 논의가 시작됐을 때 루브르는 화학용제인 솔벤트를 사용하게 되면 다빈치의 ‘스푸마토 기법’을 살릴 수 없다는 우려에 따라 아예 복원을 포기했다. 스푸마토 기법은 다빈치가 ‘모나리자’에서도 쓴 기법으로 윤곽선에 안개처럼 흐릿한 느낌을 준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9년 복원을 결정한 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복원 자문을 위촉받은 복원전문가 베르젱 랑글 등 위원 2명이 지난해 다빈치가 의도하지 않았을 정도로 그림을 너무 밝게 복원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자문 위원직을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다 최종 복원 상태를 확인한 랑글은 일단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기 예수 몸에 그려져 있었던 흰 점을 아예 없앤 것 등 몇 가지 부분에는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루브르가 복원과 함께 기획한 ’성 안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걸작’ 전시회는 오는 6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성 안나’와 함께 다빈치 본인과 제자들이 작품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보여주는 130여점의 스케치북, 기하 다이어그램 등 각종 자료도 함께 공개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