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23년째 ‘부활절 십자가’ 선물하는 스승… 한일장신대 정장복 총장

입력 2012-03-29 17:13


부활절 즈음에 제자들에게 나무십자가를 23년째 선물하는 총장이 있다. 전북 완주군의 한일장신대학교 정장복(70) 총장이다.

정 총장은 지난 28일에도 자신이 강의하는 ‘설교학개론’ 시간에 신학대학원 2학년 학생 65명에게 ‘성언운반일념(聖言運搬一念)’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나무십자가를 일일해 목에 걸어줬다. 이 뜻은 ‘설교자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운반하는 한결 같은 마음을 가져야한다’이다. 설교학계 권위자인 정 총장이 만든 용어로 십자가도 본인이 사비를 들여 특별 제작했다.

이날 정 총장은 “이 십자가는 나의 문하생이라는 결연식의 표식이기도 하지만, 주님의 ‘말씀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말씀만을 운반해야 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달라는 심심한 부탁이기도 하다”면서 “하나님 말씀의 순순한 운반자로서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정성을 다해 십자가를 소중히 여겨달라”고 강조했다.

십자가를 받은 은성관 학생(신학대학원 2학년·40)은 “십자가를 거는 순간 이제 본격적으로 목회자의 길을 간다는 실감이 든다”면서 “목회자로서 흔들리지 않는 길을 정립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시절인 90년부터 십자가를 제작, 지금까지 23년째 해마다 신학대학원 재학생들에게 목에 걸어줬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