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아래 고궁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드세요… 창덕궁 달빛기행·경회루 연향
입력 2012-03-29 18:34
밤하늘 아래 고궁에서 즐기는 야경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창덕궁 달빛기행’ 올해 첫 행사가 지난 27일 오후 7시 열렸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특별행사로 진행된 ‘창덕궁 달빛기행’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참여했다. 돈화문에 모여 문화유산 해설사의 안내로 진선문을 거쳐 인정전에 도착하니 임금이 앉는 어좌와 뒤쪽 일월오봉도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전각에는 불이 환하게 켜지고 산책로 양쪽에는 청사초롱이 길을 밝혀 운치가 있었다. 세자의 거처인 동궁이 있던 낙선재에 이르니 남산과 도심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낙선재는 달빛기행 때만 공개된다. 부용지∼주합루∼불로문을 지나 닿은 연경당에서는 대금산조 춘앵전 판소리 등 전통 공연이 펼쳐져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30분간의 공연 후 후원 숲길로 내려오면 달빛기행은 마무리된다.
창덕궁은 조선 태종 때 지어진 궁으로 왕과 신하들이 국사를 논하던 통치공간이자 왕실의 생활공간이기도 했다. 이곳의 달빛기행은 2010년 시범 실시된 후 지난해부터 본격 실시되고 있다. 참여 인원은 1회당 100명으로 입장료는 3만원. 올해에는 4월 4∼6일, 5월 3∼7일, 6월 2∼3일, 9월 30일, 10월 27∼30일 등 총 15회가 진행된다.
이어 경복궁 경회루 건립 600주년을 기념하는 ‘경회루 연향(宴享)’이 28일과 29일 오후 8시에 두 차례 개최됐다. 경회루와 주변 경관을 무대로 하는 왕의 잔치인 연향은 지난해 처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300여명이 참관한 이번 행사는 조선 건국과 경복궁 창건 이야기를 시작으로 외국 사신들을 위한 사신연(使臣宴)으로 이어져 궁중 음악인 정악과 무용 등을 선사했다.
또 고종 때 경복궁 재건 축하연에서 출중한 기예를 발휘해 청중을 놀라게 했던 진채선 국창의 판소리를 안숙선 명창이 재연하고, 경기민요 ‘경복궁 타령’을 김혜란 명창이 불러 갈채를 받았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의 줄타기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회루 연향은 30일 한 차례 더 열린다. 입장료는 3만∼5만원(02-3011-2151).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