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은둔 끝나게 해준 ‘페이스오프’ 수술
입력 2012-03-28 22:17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만 같았던 전면 안면이식수술, 이른바 ‘페이스오프’ 수술로 한 남성이 새 삶을 살게 됐다.
미국 남서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리처드 리 노리스(37)는 15년 전 총기사고로 혀와 안구를 감싼 피부조직 일부를 제외한 얼굴과 코, 치아를 모두 잃었다.
그는 그 후 평생을 수술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은둔하며 살아야 했다. 어둠이 내린 밤에야 쇼핑에 나설 수 있었던 노리스는 함께 커온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집을 마련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그런 노리스의 삶에 지난주 기적이 찾아왔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메디컬센터의 의료진은 19~20일 36시간에 걸쳐 사상 최대 규모의 전면 얼굴이식수술을 통해 노리스에게 턱과 치아, 혀, 코를 포함한 새 얼굴을 선물했다. 노리스는 후각을 되찾았고, 얼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노리스의 수술은 익명을 요구한 한 기증자 가족의 결단이 있어 가능했다.
일반적인 장기기증과 달리 안면기증의 경우 사자의 외모와 닮을 것을 우려해 기증자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의료진은 말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