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꼬방동네 사람들’ 모델 허병섭 목사 별세… 빈민들의 친구, 환경·생태운동에 평생 헌신
입력 2012-03-28 19:34
빈민들의 친구 허병섭(71) 목사가 27일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허 목사는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모델로 빈민운동에 이어 환경·생태운동가로 살다간 평생 교사였다.
고인은 194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74년 빈민선교단체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 활동에 몸담았다. 서울 신설동 꼬방동네에서 빈민 사역을 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76년부터 월곡동 달동네의 ‘동월교회’의 목회자로 일했으며, 82년에는 교회 안에 국내 최초 탁아방으로 알려진 ‘똘배의 집’을 만들었다.
허 목사는 90년 목회자의 직분마저 내려놓고, 노동자들과 노동공동체 ‘월곡동 일꾼두레’를 만들어 협동조합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96년부터 전북 무주에서 환경·생태운동가로 살았으며 2009년 의식을 잃은 부인 이정진(63)씨를 간병하다 뇌손상으로 쓰러져 투병생활 중이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씨와 딸 미라·기옥·현옥씨, 아들 동섭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장지는 모란공원묘지(02-2072-2020).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