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삼성家 유산 공방… 차남 이창희 아들 이재찬씨 유족도 1000억대 소송

입력 2012-03-28 21:4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주식 상속분을 돌려달라는 삼성가(家) 형제들의 소송이 확대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아들 이재찬씨 유가족이 3남인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1000억원대의 주식 인도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28일 밝혔다.

화우에 따르면 이재찬씨의 부인 최선희씨는 이건희 회장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45만4847주(452억원 상당)와 삼성전자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0주, 삼성에버랜드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100주, 현금 1억원을 청구했다. 또 아들 준호 성호군은 각각 삼성생명 주식 30만231주(301억원 상당)와 삼성전자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0주, 삼성에버랜드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100주, 현금 1억원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분 청구 소송을 낸 가족은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차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를 포함해 셋으로 늘었다. 이들이 낸 소송 가액을 합치면 1조원이 넘는다.

이재찬씨는 삼성가에서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창희 전 회장의 차남으로 2010년 8월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청와대 투서사건’(1966년 사카린 밀수에 이병철 창업주가 관여했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고발한 사건)으로 아버지 눈 밖에 난 이창희 전 회장은 73년 삼성을 떠나 새한미디어를 세웠고 91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재찬씨는 97년부터 새한미디어가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2000년 12월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으나 자살 당시 오랜 별거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창희 전 회장의 미망인 이영자씨와 장남 이재관 전 새한미디어 부회장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누나이자 이병철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 고문은 소송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