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유모차 ‘바가지’ 현지보다 최대 2.2배 비싸… 소시모 가격 비교
입력 2012-03-28 19:13
수입 유모차의 국내 판매 가격이 외국에 비해 최대 2.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공정거래위원회 지원을 받아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브랜드 유모차 16개 제품과 국내 브랜드 9개 제품 가격을 해외 5개국의 판매 가격과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국내외 가격 차가 가장 큰 제품은 이탈리아 잉글레시나의 트립(Trip)으로 조사됐다.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판매하는 이 제품은 현지에서는 17만6504원이지만 한국에서는 42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생산국인 이탈리아를 제외하더라도 네덜란드의 19만2672원에 비해 2.21배나 비싸고 미국(24만4740원)이나 스페인(24만4659원)에 비해서도 가격이 배 가까이 높다.
조사대상 해외 브랜드 유모차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스토케의 엑스플로리(Xplory)는 한국이 189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에서는 120만9945원에 판매돼 국내 판매가격이 1.56배나 높았다.
최고가로 유명한 캄(Cam)의 풀사르(Pulsar) 가격은 198만원으로 이탈리아 현지(97만9000원)보다 100만원이나 비싸다. 또 보령메디앙스가 수입하는 부가부(Bugaboo)의 비플러스(Bee+), 퀴니(Quinny)의 버즈(Buzz), 맥시코시(Maxi-Cosi)의 엘레아(Elea) 등의 현지가격은 51만8000∼82만9000원이지만 국내 가격은 똑같이 105만원으로 책정됐다.
소시모는 “보령메디앙스가 상대적으로 저가인 외국 브랜드 유모차에 대해 독점판매권을 바탕으로 국내 판매가격을 극대화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외제 유모차가 비싸게 팔리는 것은 유통단계별 마진율이 크기 때문이다. 소시모 조사결과 수입업체의 유통마진은 30%, 공급업체 마진 15∼20%, 유통업체(백화점) 마진 30∼35%이고 여기에 물류비용(5∼7%), 애프터서비스비용(10%), 판촉지원비용(10%) 등이 붙어 판매가격이 수입원가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국내에서 100만원에 판매되는 한 수입유모차는 수입원가가 30만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입 유모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외제라면 비싸도 사는 소비자들의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고가 외제품이 품질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과 자녀에 대한 모성애가 결합해 수입 유모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