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공항 직원들은 좀도둑?… “도난사건 1일 평균 200여건 발생, 대부분 정비사 등 직원이 저질러”
입력 2012-03-28 19:05
‘공항은 공항 직원들의 벼룩시장.’
이 말은 미국 뉴욕의 세계적 공항인 JFK(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일상화된 도난 사고를 빗댄 미국 언론의 표현이다. 공항 직원들이 승객의 가방에서 훔친 물건의 종류와 양이 벼룩시장을 형성할 만큼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 공항에서는 하루 200여건의 도난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조직화된 거의 모든 공항 직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 미 CBS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부터 이 같은 범죄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경악할 만큼 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한 승객은 16만 달러(1억9000여만원)어치의 시계와 보석, 목걸이 등의 귀중품을 잃어버렸다. 범죄 가담자 중에는 화물취급자, 항공기 정비사는 물론 심지어 보안요원까지 있다고 CBS는 전했다.
이들이 승객의 귀중품을 터는 요령은 간단하다. 화물의 발송 및 도착지를 보고 고가품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골라 공항 청사내부, 계류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직접 꺼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사를 나갈 때 몸수색을 당할 것에 대비해 훔친 물품을 쓰레기처럼 버린 후 공항 밖에서 환수하는 수법도 쓴다.
JFK 공항의 악명이 알려지자 일부 부유층 승객은 전직 경찰을 사설탐정으로 고용하기도 하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항공사와 공항관리공단 측은 쉬쉬하고 있다. 공항의 명성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승객들에 대한 배상비용 상승이 비행기 요금 인상의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공항 당국은 “직원들의 지문을 채취하고 연방수사국(FBI)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직원들 성향을 분석하는 한편 감시카메라를 증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