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大亂오나… 양돈協, 삼겹살 무관세 수입 연장 추진 반발
입력 2012-03-28 19:09
정부의 삼겹살 무관세 수입 방침에 반발해 국내 양돈 농가들이 다음달 2일부터 마트와 식당 등으로 출하되는 돼지고기 공급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농가의 실력행사가 현실화할 경우 삼겹살 가격 등이 치솟으면서 사상 초유의 돼지고기 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한양돈협회는 28일 대전에서 긴급 협의회를 갖고 “농가의 삼겹살 할당관세(무관세) 수입 연장 철회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음달 2일부터 전면적으로 돼지 출하 중단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돈협회는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의 삼겹살 무관세 수입 항의를 위한 24시간 철야 농성에 돌입했으며, 다음달 6일 국회 앞에서 전국 양돈농가 총 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수요가 급증하는 봄철의 삼겹살 가격 안정 차원에서 올해 초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하려 한 할당관세 기한을 6월말까지 석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할당관세 물량도 지금의 5만t에서 7만t으로 더 늘리기로 했다.
양돈협회는 “올 2월과 3월 출하용 돼지 값은 정부가 정한 가격상한선보다도 20%를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돼지가격 폭등시에나 가능한 무관세 수입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돈협회 이병모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냉동삼겹살 관세가 25%에서 16%로 크게 낮아져 수입 삼겹살이 충분히 국내 시장 공략이 가능한데 다시 삼겹살을 무관세로 수입하는 것은 양돈 농가를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양돈 농가와 계속 대화하겠다”면서도 “돼지고기 공급 중단은 소비자를 볼모로 하는 투쟁”이라고 비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으로 인해 공급이 부족했던 지난해 평균가격보다 낮지만 2010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사료값 상승분을 감안해도 지금의 돼지고기 가격은 예년보다 낮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할당관세를 운영했음에도 ㎏당 2만원이 넘었고 지난달에는 1만6635원으로 떨어졌지만 2010년 연평균 수준(1만6634원)과 비슷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