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3] 한명숙, 또 부산으로… 韓 “새누리 20년 독점, 부산 후퇴 또 후퇴”
입력 2012-03-28 18:45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8일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함께 방문했다. 그것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다녀간 지 하루 만이자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야당 대표들이 4월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일을 하루 앞두고 이들 지역을 찾아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일제히 발족한 것은 여당 근거지에서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잠재우는 동시에 야풍(野風)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두 대표는 먼저 부산시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20년 독점한 부산은 후퇴하고 또 후퇴했다”고 운을 뗀 뒤 “야권연대의 힘과 바람으로 무능하고 잔인하고 치졸한, 오만하고 독선적인 불통의 정치, 이명박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고리1호기 폐쇄와 핵발전소 안전운영을 위한 민간대책위 구성 등 부산·경남지역을 겨냥한 6가지 공동추진 정책을 발표했다.
파업 중인 부산일보 노조도 찾았다. 한 대표는 부산일보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와 관련, “박근혜 위원장이 지도자가 되려면 정수장학회를 나라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군사독재시절에 총칼로 빼앗았다는 것을 법원도 인정하고 민간인들도 다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 그의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공동대표도 “정수장학회는 청산돼야 할 어두운 유신독재의 과거사를 내포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잘못을 시인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그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권력 획득과 연장을 위해서라면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한 대표와 이 공동대표는 경남 창원과 울산으로 가 공동선대위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를 갖췄다.
한 대표는 경남선대위 발족에서 “이명박 정권을 보기 좋게 물리치고 전국에 개나리(민주당)와 진달래꽃(통합진보당)이 피도록 할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이룬 본거지가 경남인 만큼 이곳에서 발생한 동남풍을 충청과 서울까지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창원 명서시장과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집회 등에 잇따라 참석해 야권연대에 힘을 몰아줄 것을 당부했다. 문재인 후보도 부산·경남 지역을 두 대표와 같이 누비며 야풍을 확산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