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원전 신월성 1호기도 고장

입력 2012-03-28 21:46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원자력발전소가 잇따라 고장으로 정지됐다. 이 때문에 원전의 불가피성을 재확인하고 우리 원자력 기술을 해외에 널리 알리겠다는 행사 취지가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오는 6월말 준공을 앞두고 시험 운전 중이던 신월성 원전 1호기가 27일 오후 6시41분 원자로 냉각재 펌프 정지로 자동 정지됐다. 신월성 1호기는 가압경수로형 100만㎾급으로 지난 2월 증기발생기 수위를 조절하는 밸브제어 장치 고장으로 가동이 정지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한수원은 “신월성 1호기는 설비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운전 시험중이었다”며 “이번 원자로 정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 0등급에 해당되는 것으로, 발전소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고 방사능 외부 누출과도 전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직원 3명을 급파돼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한수원은 이번 가동 정지는 냉각펌프의 부품 하자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작업자들의 실수는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5월 준공을 앞둔 신고리 원전 2호기도 지난 23일 시운전 과정에서 주급수펌프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편 정전사고 은폐 파문으로 ‘고리 원전 1호기 폐쇄’ 여부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발전위원회는 19대 총선후보로 나선 해운대·기장을 후보 5명에게 이번 주 내로 고리1호기 폐쇄를 공약에 반영하도록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폐쇄를 거부하는 후보에 대해선 사실상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평화반핵군축시민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원전 사고가 나면 부산은 죽음의 도시가 되고 말 것”이라며 고리1호기 폐쇄를 요구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고리원자력본부 앞바다에서 해상시위를 벌였다.

지식경제부는 이와 관련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과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여부는 현 시점에서 어떤 방향도 정해진 바가 없다”며 “규제기관의 엄격한 안전성 평가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