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기업, 나누는 기업] “갑을 관계는 없다”… 더불어 성장 이젠 ‘필수’

입력 2012-03-28 17:44


‘경쟁력을 갖춘 우수 협력사가 있어야만 대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

요즘 대기업들에게 동반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룹 총수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협력사를 돌아다니며 챙기는 것은 1,2차 협력사를 바탕으로 한 기업 생태계가 튼튼해야 대기업들이 세계 무대에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동반성장 실적을 경영진 평가에 반영하기도 한다.

구본무 LG 회장은 “협력회사와 갑을 관계가 없다”며 “임원들이 실질적 변화와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직접 챙겨달라”고 주문한다.

두산은 실질적 동반성장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반성장 우수 계열사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28일 밝혔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2010년 9월 사장단 회의에서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이행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이를 경영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경쟁력 공유 프로그램, 재무지원,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4개 항목에 걸쳐 동반성장 이행실적을 계열사별로 평가한 결과 두산중공업을 동반성장 최우수 계열사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 운영총괄사장(COO)과 동반성장 담당 임원, 동반성장 우수 BG(비즈니스 그룹)로 뽑힌 주단BG의 BG장 등 3명은 연봉의 10%가량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받는다.

포스코 등 상당수 기업들은 협력사와 과제를 함께 수행한 뒤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 등은 협력사에 대한 100% 현금결제와 납품 대금기일을 일주일 안으로 앞당기는 등 금융지원은 물론 기술지원이나 연구개발(R&D)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중소기업간의 갈등 조정을 위해 출범한 민간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는 다음달 말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