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2700여명 ‘사랑 전달’ 나섰다 “빈곤가정 어린이 더이상 방치는 안돼”
입력 2012-03-27 19:51
다문화가정에서 성진(1·부산 연산동)이가 태어난 지는 1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진이가 앓고 있는 병은 여섯 가지나 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캄보디아 엄마(29)를 대신해 병상을 지키는 아빠(38)는 엄청난 병원비 때문에 제때 아이를 치료하지 못해 눈물을 삼키고 있다.
부산우정청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본부가 성진이처럼 가난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거나,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아이들, 제때 밥을 못 먹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들 기관과 단체는 27일 ‘우체국과 함께하는 초록우산 나눔우체통’ 업무협약을 맺고 빈곤가정 아동 돕기에 나섰다.
부산우정청은 부산·울산·경남지역 473개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사회에 저소득아동 지원을 위한 정기후원을 한다. 시민들의 동참 안내는 물론 우체국 집배원과 임직원들도 참여한다. 우체국마다 비치된 ‘초록우산 나눔우체통 정기후원 신청서’를 활용한다.
특히 마을 곳곳을 누비는 2700여명의 집배원들은 지역 내 후원이 필요한 아이들과 어린이재단을 연결해주는 ‘사랑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어린이재단은 부산우정청이 접수한 후원자와 집배원 등이 발굴한 빈곤어린이를 연결해 ‘초록색’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도록 한다.
어린이재단 이형진 부산본부장은 “집배원들만큼 지역과 가정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이도 드물어 이들의 활약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종석 부산우정청장은 “집배원을 활용한 사회복지활동처럼 앞으로도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봉사활동을 적극 발굴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활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우정청과 어린이재단은 집배원을 통한 불우 어린이 돕기에 이어 다음달부터는 실종어린이 찾기 캠페인도 함께 펼칠 계획이다. 부산우정청 산하 집배원과 임직원들은 지난 한 해 3151명이 5억43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아동들에게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